신년사 / 라제안 연말연시면 상투적으로 ‘다사다난한 한 해’라는 표현이 흘러넘치지만 청마해 갑오년 2014년을 돌이켜 보면 한국의 우취가들에게는 정말이지 이 말은 맞춤형 단어이다. 도대체 무슨 일들이 있었기에 이 수사법(修辭法, rhetoric)이 강한 생명력을 발휘할까? 먼저 여러분과 함께 치른 필라코리아 2014 세계우표전시회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84, ‘94, ‘02 필라와 비교하여 전시기간이 짧고 규모도 줄었지만, 준비 과정은 여느 대회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그래서 참으로 힘들었음을 많은 분이 보고 느껴서 알 것이다. 그럼에도 공동 주최권자로서 단지 문패만 걸었던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여러 자체 행사를 치러 성과를 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번 전시회를 통하여 자생력을 배양하고, 우표 문화의 르네상스를 구현하고자 열심히 노력한 점에 대하여 자부심을 느껴도 된다고 본다. 여러분이 조성한 우취발전기금은 필라코리아 2014를 국내·외에 홍보하고, 작품을 출품하고, 심사하고, 시상하고, 전시장을 운용하는 데 무척 요긴하게 사용되었다. 특히, 한국을 찾은 분들에게 개막만찬과 제73차 FIP 총회, FIAP(아시아우취연맹) 창립 40주년 행사를 멋있게 주관하여 그들이 귀국한 후 감사 메일을 여럿 받았다. 이어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제29차 아시아국제우표전에서 필라코리아의 전반적인 전시운용 능력과 한국 측의 친절함과 편의 제공에 대해 다른 전시회와 비교하여 좋았다는 말을 들었다. 또, 한 가지 특별한 것은 올해 처음 시도한 새로운 방식으로 열린 대한민국 어린이우표전시회다. 우정 사업본부와 함께 우취문화를 확산·발전시키기 위하여서라면 지역이나 단체를 한정하지 않고 연대하여 – 일종의 ‘기대기 전법’으로 편승 효과를 높일 수 있다면 – 우리의 목적이 구체화되도록 우군화하는 일이다. 2015년은 을미년이다. 푸른 양의 해이다. 양은 무리 생활을 하는 동물로 사회성이 강한 반면에 순박한 성격으로 남에게 쉬이 속고, 잡혀먹히는 동물로 알고 있다. 1885년 을미사변을 떠올리기 싫지만 우리는 이를 기억해야 한다. 과거를 거울삼아 미래를 설계하며, 현재를 움직이는 것이 바른 태도이다. 변화된 세태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다면 어느 사이 자신의 자리는 없어지거나 초라한 모습으로 남아있으리라! 모든 게 우리의 의지이며, 기초가 튼튼해야 무엇이라도 이룰 수 있다는 원론적인 말을 사랑하여야 한다. 국가도 그러해야겠지만 우리 우취 쪽에도 즐거운 일이 많았으면 한다. 빠름과 간편함, 획일적이고 물신만능주의가 만연한 이 세대에 여유로움과 느림의 아름다움 그리고 자신만의 세계를 우표취미생활로 만들어가기 바란다. 우리 우취인 상호 간 배려와 존중감을 지니고 돈독한 정이 흘러 다른 취미생활을 하는 분들이 우취를 하는 분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품격있는 분들이라는 평을 하게 되길 바란다. 그리고 우취란 고답적이고 시대에 뒤진 취미생활로 오해하는 분들에게 ‘취미 중의 왕, 왕의 취미’라는 말이 왜 생겨났는지 일깨워주고, 그들도 우리와 함께 즐거움을 맛보도록 권유하여 많은 이들이 함께 하도록 도와주자. 한국우취연합은 여러분의 우취 발전에 대한 고언을 달게 받아 이를 실행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이려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우취문화가 찬란하게 꽃 피우기 위하여 우취가 여러분이 더욱 분발하길 바란다. 그리고 무엇보다 소중한 “건강하소서!”란 새해 덕담으로 신년사를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