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국어대사전에 ‘취미’를 찾아보면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하여 하는 일. 아름다운 대상을 감상하고 이해하는 힘. 감흥을 느끼어 마음이 당기는 멋’이라 명시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우표를 취미로 수집하고 연구하는 취미를 최고의 취미라고 우리들은 자부심을 느끼며 즐기고 있다. 요즘은 ‘취미’의 의미가 좀 다르다. 돈이 적게 들며 자기에게 득이 되는 취미를 최고로 친다. 언제나 푸르고 고귀한 취미는 없다. 언제 그랬냐 싶게 뜨겁게 달구던 태양도 열정이 떨어져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에게 자리를 양보하듯 우표를 취미로 열정을 갖고 뜨거웠던 젊음의 시절이 식어가는 듯하다. 디지털 시대로 바뀌면서 그립던 정을 나누던 편지를 대신해 휴대폰 메시지나 이메일로 소식을 주고받게 된 지 오래다. 우표수집을 취미로 하는 인구를 늘리기 위해서는 준비운동이 필요하다. 사회적으로 누가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하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현재 우체국을 통해 접수, 발송되는 우편물에는 우표가 거의 없고 다기능 증지만이 붙어 있다. 어느 정도 세월이 지나면 그 흔적이 사라져 우편사까지 없어질 판이니 안타깝다. 옳고 그름이나 선택의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공감이다. 취미로 하려는 사람들이 쉽게 실물을 구하고 이를 응용하여 수집한 자료를 연구하도록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함이 아쉽다. 특히 우체국 우표교실이나 학교 우취반 운영에는 재료가 제공되나 여름방학 중 실시되는 교원연수에는 교통비조차 실비 지원이 안 되며 자비로 다녀와야 한다. 학교장 책임제로 학사일정을 운영하다 보니 학교 우취반 운영도 매우 어려움이 따른다. 학교 수업 맨 마지막의 두 시간을 특별활동으로 할당 받아 수업을 진행하게 되다 보니 실습시간이 한 시간 정도 밖에 없어 문제가 많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수업이 끝나고 학원에 가기 때문에 수업을 받고자 하는 학생도 10여 명이 전부일 때가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우표 발행 시 역사적 유물인 국보와 보물을 시리즈로 발행해 잊혀 가고 있는 문화유산을 쉽게 접하고 볼 수 있게 하고, 학교에서는 수업의 일환으로 자료를 활용하여 학생들로 하여금 우표구매를 돕고 유구한 역사의 산물을 익히게 해야 한다. 편리 위주의 다기능 증지 사용을 자제하고 오고가는 모든 우편물에는 우표를 첩부해서 받는 이로 하여금 우취자료를 쉽게 취득하거나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어야 하며, 학교 선생님들이 방학 중 연수하는 취미우표교실 과정은 관계 기관의 협의를 거쳐 숙식 및 교통비 실비 지원과 타 연수과정과 같이 학점을 주어야 한다. 한편, 현재 우표수집을 취미로 하는 것은 돈이 있어야 하는 취미로 변색되고, 일부 취미수집가들은 전통을 고수하다 보니 뿌리 자체가 흔들리는 추세다. 너무 복잡하고 틀에 박힌 고집만 부리다 보니 다른 취미로 바뀌고 떠나는 사람들도 많아진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몸 풀기가 끝났다면 우표수집이 의미하는 상징체계의 문턱을 넘는 게 어렵지만은 않다. 대한민국 우표전시회나 어린이 우표전시회도 예전처럼 지역을 순회하며 개최하고, 우취단체는 고정관념의 틀에서 벗어나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 개인의 시간과 적은 돈으로 자신을 위한 취미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갖는다면 예전과 같은 뜨겁고 열정적 취미로 거듭나며, 저변 확대가 가능하리라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