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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표를 이용한 작은 이벤트를 많이 만들자!






우표를 이용한 작은 이벤트를 많이 만들자!


                                                                                          예병일 원주우편문화연구회



질문 1. 영국의 사실주의 화가 루크 필데스의 ‘의사(The Doctor)’라는 그림을 도안으로 한 미국 우표에는 몇 명의 사람이 도안되어 있을까?


질문 2. 아래 네 가지 우표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질문 1에 대한 답변 : 19세기 영국 귀족으로 미술품 수집에 열을 올린 테이트(Henry Tate, 1819~1899)는 자신이 수집한 모든 작품을 영국 정부에 기증했고, 영국 정부는 기증품을 전시하기 위해 그의 이름을 붙인 테이트 미술관을 런던에 개장했다. 테이트의 의뢰를 받아 1891년에 필데스(Luke Fildes, 1844~1927)가 그린 ‘의사’도 여기에 전시되어 있다.



언제인지 기억도 못 할 만큼 오래전부터 이 미국 우표[그림 1]를 소장하고 있던 필자는 적어도 20년 이상의 세월이 흐를 때까지 이 그림[그림 6] 속에 의사, 병든 아기, 그 아기의 아버지 이렇게 3명만 그려져 있는 걸로 잘못 알고 있었다. 어머니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0년 영국 방문 때 테이트 박물관을 방문하여 사람 키보다 훨씬 큰 진품을 본 후에야 엄마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질문 2에 대한 답변 : 네 개의 우표 모두 도안이 잘못된 우표라는 점이다.
첫 번째 우표[그림 2]는 2001년에 발행된 밀레니엄 시리즈 우표의 하나로 우표 도안에 DNA를 도안한 것으로 보이는 이중나선이 보이고, 그 옆에 ‘HUMAN GENOM PROJECT’(인간유전체프로젝트) 영문자가 새겨 있는데 유전체를 가리키는 영어 단어 GENOME에서 ‘E’가 빠진 채 인쇄되었다. ‘지놈’ 또는 ‘게놈’이라고도 하지만 ‘GENE’(유전자)의 앞 스펠링 3개와 ‘CHROMOSOME’(염색체)의 뒤 스펠링 3개를 합친 ‘GENOME’이 옳은 표기다.

두 번째 우표[그림 3]는 1983년에 발행된 한국 우표 100주년 시리즈의 우정총국 우표인데, 언뜻 보아서는 도안의 어떤 부분이 잘못되었는지를 확인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복원된 우정총국 사진[그림 7]과 비교해 보면 왼쪽에 보이는 계단 윗부분의 문이 도안에 나타나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세 번째 우표[그림 4] 1983년 스승의 날 기념우표는 김홍도가 그린 ‘서당’을 도안으로 했는데, 원화에 그려져 있는 회초리가 나타나 있지 않다. 같은 그림을 도안으로 사용한 1971년 발행 명화 시리즈 우표[그림 8]에는 회초리가 잘 그려져 있다. 도안자가 회초리를 빠뜨린 것이 고의인지 실수인지는 알 수 없지만 비슷한 우표 두 개의 차이를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네 번째 우표[그림 5] 1962년에 발행된 말라리아박멸운동 기념우표에는 세계보건기구가 사용한 로고가 도안되어 있는데, 이 로고가 도안된 우표는 전 세계적으로 약 300종이 있다. 그런데 그중 도안이 잘못된 우표가 여러 장이 있고, 우리나라 우표도 도안에 문제가 있다. 모기는 크게 3종류로 구분하는데 말라리아를 전파하는 모기는 수평으로 앉는 쿨렉스(Culex) 모기가 아니라 뒤를 들고 앉는 아노펠레스(Anopheles) 모기이다. 위 우표의 도안을 보면 영락없이 쿨렉스 모기이다.


우표를 흔히 ‘축소된 예술품’이라 한다. 봉투에 붙여서 사용하기 쉽게 만들다 보니 작은 공간에 많은 정보를 담아야 하기 때문이다. 장인 정신이 투철한 도안자들은 하나의 우표에 많은 정보를 담되 아름답게 보일 수 있도록 정성과 노력을 다한다. 이러한 도안들을 주제로 우표전시회가 열릴 때 또는 월간 우표지에서 작은 이벤트를 여는 것은 어떨까?

우표에 관심 있는 분들이나 일반인들이 한 번이라도 더 유심히 우표를 들여다보게 할 수 있다면 도안을 하시는 분들이 더 신나게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우표를 디자인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고, 우표와 관련한 다양한 콘텐츠들이 더 많이 생성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