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지난 시간들, 우표를 만지면서 보낸 시간이 이제 65년이나 되었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여러 가지 기능들이 편리해졌지만 우표나 우취자료들을 만지며 정리하는 것은 컴퓨터를 이용하여 작품을 준비하는 것 외에 65년 전 맨 처음 우표수집을 시작하면서 만질 때의 그 작은 핀셋을 조금은 불편하지만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
세월이 빛의 속도로 달려온 탓일까?, 고도의 과학문명의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일까? 한 시대를 대표했던 ‘종이우표’가 발행하면 할수록 적자라는 이유로 우체국 하면 떠오르는 ‘우표’라는 이미지가 상실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우표와 함께 하면서 만나고, 만났던 그 모든 이들과의 시간들이 새롭게 떠오르는 것은 무엇이 아쉬워서일까? 지금은 25~26세의 청년들이 되어 있을 13년 전 어린이들이 생각난다.
다음은 2012년 전주00초등학교 6학년 5반에서 우취 강좌를 마치고 담임선생님의 메모와 함께 어린이들로부터 받은 26통의 손 편지 중 하나이다.
존경하는 우표교육 민형기 선생님께!
안녕하세요? 저 전주00초등학교 6학년 5반 000이예요. 여름방학 때 쓰고, 이번이 두 번째 편지를 쓰네요^^. 요즘이 디지털 시대라 손편지 대신에 이메일을 주고받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래서 원래는 우표에 관심이 별로 없었어요. 그런데 선생님께서 우표에 대한 지식들을 잘 가르쳐 주셔서 관심을 갖게 되고 손편지를 쓰는 것이 재미있어졌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번 우표 수업을 하면서 우표를 마운트에 싼 것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처음에는 막막하고, 걱정이 되었는데, 지금은 벌써 1시간밖에 우표교육을 할 시간이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정말 아쉬워요. 1년 동안 정말 감사했어요! 항상 건강하세요.
2012년 12. 20. 6학년 5반 000 올림
또 다른 어린이들은 “틈나면 우표도 잘 정리하고, 우표책도 많이 읽고, 우표에 대한 것들을 소중히 여길께요. 앞으로 우표수집에 대해 더 관심을 가져보고 싶어요. 언제나 건강하셔서 다른 애들에게도 우표에 대한 것들을 가르쳐 주세요” 라고 당부도 하였다.
이제 우표수집은 추억에만, 추억 속으로 사라지는 취미가 되는 것인가? 지금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을지 모르지만 상기 어린이들이 경험하고 표현했던 것처럼 새로운 계기가 마련되면 우표수집 취미가 다시 소생(?)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를 해본다.
어떤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은 만남의 연속’이라고 표현하였는데, 취미로 우표수집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의 많은 만남을 떠올리면서 새로운 청소년, 젊은 후배 우취인들이 함께하는 자리가 많이 없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우표의 세계. 우표를 수집하는 사람들의 고령화와 우표수집을 하는 이들을 찾기가 그리 쉽지 않은 요즈음 “아침에는 유치원에 처음 등원하는 아들과 헤어지면서 뽀뽀를 해줬는데, 오후에는 그 아들이 5학년이 되어 집에 돌아온다(스콧 갤러웨이의 《거대한 가속》 중에서)”는 가속의 시대에 살면서 진부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느림의 미학’이 있음을 떠올리며 나의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정치 격언 중에 제일 싫어하는 말이 되어버린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말이 있는데, 우정당국과 우리 우취인들이 양 날개를 활짝 펴 균형을 이루고 예전과 같이 많은 이들이 우표와 우표수집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세심한 관심과 배려로 우표를 수집하고 전시회를 개최하는 것이 ‘그들만의 리그’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3개월 후인 2025년 9월 17일부터 21일까지 서울 마곡 코엑스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되는 세계우표전시회(PHILAKOREA 2025)가 성공적으로 개최되기 위해 여러 가지 준비사항이 많으므로 우정당국과 한국우취연합 그리고 우리 우취인들의 관심과 동참을 통해 2025 세계우표전시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